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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

[언어학] 화용론. 간접화행

by skyjwoo 2020.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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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따뜻한 물이 나왔는데, 차가운 물을 먹고 싶다고 하자. 직원에게 차가운 물을 주문(요청, 요구)할 때 어떻게 말할까?

 

"차가운 물 주세요. "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 차가운 물 있나요? "

 

하고 말할 수도 있다. 

 

직접화행, 간접화행

 

일반적으로 요청 및 요구 화행은 '명령문'과 함께 수행된다. 그러나 위 예시처럼 '의문문'의 형식으로 수행될 수도 있는데, 이를 간접화행(indirect speech act)라고 한다. 서얼은 이러한 간접화행이 어떻게 해석되고, 어떻게 생성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럼, 간접화행이란 건 알겠는데, 그럼 '직접화행'이란 개념도 있지 않을까?

'직접화행'은 문장의 형식(sentence type)과 그 형식에 따른 무표적인 의도가 일치되는 화행 또는 직접화행을 나타내는 명시적인 수행동사[각주:1]가 쓰인 화행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평서문은 '진술하기', 의문문은 '질문하기', 명령문은 '명령, 요청하기'의 화행을 예상할 수 있다. 화자의 발화가 갖는 문장 형식과 이에 따라 예상할 수 있는 일반적인 화행이 그대로 실현되면 이는 '직접화행'이다. 앞서 살펴본 "차가운 물 주세요"는 명령문에 요청 화행이니 직접화행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문장 형식에 상응하는 무표적 화행>

평서문 - 진술

의문문 - 질문

명령문 - 요청, 명령

 

실생활에서 우리는 간접화행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즉, 문장 형식이 예상하는 일반적인 화행이 아닌 다른 화행으로 쓰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친구에게 창문 좀 열어달라고 부탁하는 문장은 매우 많은 변이형으로 표현할 수 있다. 

 

ㄱ. 창문 좀 열어줘.

ㄴ. 창문 좀 열어줄 수 있어?

ㄷ. 창문 좀 열어주면 좋겠는데.

ㄹ. 창문을 좀 여는 게 어떨까?

 

서얼(Searle)과 간접화행 해석

서얼은 간접 화행이 어떻게 해석되는 지에 대한 추론 모형을 제시했다. 

 

친구에게 영화를 보러 가자고 제안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나: 내일 저녁에 영화보러 가자
친구: 나 내일 저녁에 회의 있어...

 

친구의 발화는 그 의미 자체는 회의가 있다는 정보를 진술하는 것으로 해석되나, 문맥을 고려한다면, 내 제안에 대한 '거절'의 표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표현을 '거절'로 인지할 수 있는 지 살펴보겠다. 

 

1. 친구는 '내일 저녁에 회의가 있다'는 명제를 말하였다. 
2. 우리는 친구가 대화에 있어서 협력의 원리를 준수한다고 보고, 관련있는 내용을 말한다고 가정한다. 
3. 2의 가정에 따르면 친구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수락, 거절, 다른 대안 제시 등이다. 
4. 친구의 발화의 표면적 의미는 3의 내용에 해당되지 않는다. 
5. 실세계의 배경 지식에 따르면, 회의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린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지만,)
6. 따라서 친구는 내일 저녁에 영화를 보는 것과 회의를 같이 할 수 없다. 
7. 어떤 제안을 수락하거나 약속하기 위해서는 해당 제안 또는 약속을 이행가능할 능력이 화자에게 있어야 한다. 
8. 친구에게는 이런 능력이 내일 저녁에 없기 때문에 제안 또는 약속에 대한 거절임을 예상해볼 수 있다. 

 

 

 

서얼(Searle)과 간접화행 만들기

서얼은 간접화행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제시하였다. 일반적으로 적정 조건을 비틀어 간접화행을 만들어낼 수 있다. 

 

 

 

준비조건을 이행할 수 있는 지에 대해 물어보기. (약속을 이행할 능력이 있는지 물어보기)

 

내일 영화볼 수 있어?

 

준비조건 중 청자가 해당 제안 또는 약속을 이행할 마음이 있는 지 물어보기

 

내일 영화 보고 싶니?

 

명제 내용 조건에 대해 명시하거나 물어보기

 

내일 그렇게 할게(약속, 수락)

 

성실성(진실성) 조건에 대해 말하기. (자신의 의도가 진심임을 표현하기)

 

나 진짜 살 뺄거야. (약속, 선언하기)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좋은 이유가 있는 지에 대해 명시하거나 질문하기. 

 

내일 영화 보는 게 좋지 않을까? 
내일 영화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간접 화행은 왜 사용되는가? - 공손성의 원리

 

체면(face): 남들에게 보여지고 싶은 자신의 이미지.

 

체면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적극적 체면과 소극적 체면.

 

적극적 체면(positive face):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

-적극적 공손성(positive politeness): 적극적 체면을 세워줌. 상대방의 행동 칭찬

 

소극적 체면(negative face): 개인의 권리, 자유를 침해받지 않는 것.

-소극적 공손성(negative politeness) - 소극적 체면을 세워줌. 상대방의 의사 존중

 

체면 위협 행위(Face Threatening Acts, FTA)

-많은 종류의 화행은 체면을 위협한다. 비난하기, 거절, 모욕 등등. 체면 위협 행위는 적극적 체면, 소극적 체면이 지향하는 바를 반대로 이행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 감정의 표출이나 다른 사람의 권리,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 더 나아가 체면 위협 행위는 화자 자신의 체면을 위협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거나, 감사 표현, 칭찬 수용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Brown과 Levinson은 체면 위협 위험도에 따른 체면 위협 행위를 피하는 전략들에 대해 서술하였다. 다음은 그 위험 정도별 전략들에 대한 표이다. 

체면 위협 정도 전략
1 노골적 표현
2 적극적 공손성
3 소극적 공손성
4 암시적 표현(돌려 말하기)
5 체면 위협 행위 아예 하지 않음.(발화 x)

친한 사이일수록 체면 위협 정도가 더 낮기에 더 노골적인 표현을 쓸 수 있다. 

 

다음은 각 전략별 발화 예시이다. 

 

친구에게 노트 필기를 빌릴 때. 

1. 노골적 표현: 네 노트 필기 좀 보여줘

2. 적극적 공손성: 노트 필기를 보여주는 게 어때?

3. 소극적 공손성: 노트 필기 좀 보여줄 수 있니?

4. 암시적 표현: 나 저번 시간에 노트 필기 못했는데....

5. 체면 위협 행위 x: 친구의 노트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1, 2번은 뭔가 많이 건방지다.. 애초에 노트를 빌리는 상황이기에 상대방보다 더 굽히고 들어가야 되는 상황이기에 1, 2번이 잘 쓰이지 않는 듯하다. 

 

이 예시를 게임 상황으로 한 번 바꿔 보았다. 

 

친구의 플레이를 비판할 때. 친구가 자신의 아이템을 뺏어먹었다.

 

1. 노골적 표현: 아니, 그 아이템을 먹지 말라고.

2. 적극적 공손성: 00아 다음부턴 그 아이템 안 먹는 게 어떨까? 

3. 소극적 공손성: 다음부턴 그 아이템 안 먹을 수 있겠지?

4. 암시적 표현: 또 그 아이템 먹었네? ^^

5. 체면 위협 행위 x: 샷건을 친다. (책상을 쾅쾅 두들긴다.)

 

 

 

체면 위협 정도(Wx)를 다음과 같이 수치화 하기도 했다. 

Wx = D(S, H)화자 청자 간 사회적 거리 + P(H, S)화자에 대한 청자의 상대적인 권력 + Rx문화권 내에서 체면 위협행위가 느껴지는 부담의 정도[각주:2]

 

 

  1. 나는 ~임을 선서합니다. 내가 한 가지 제안할게. [본문으로]
  2. 체면이 중요시 여겨지는 문화권에서는 위협행위의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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